-
'윤종신 - Walking Man'을 듣고카테고리 없음 2021. 1. 29. 22:35
느슨해진 신발끈을 조인다
좀 더 좀 더 가보려고
내가 지금 있는 곳
이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just walking man
터벅터벅 한 걸음 더
터벅터벅 모퉁이도
길을 물으려다 그만 관둔다
길 잃은 사람은 싫어서
내가 걷는 이 길이
어디서 끝나는 지 모른 채
just walking man
터벅터벅 한 걸음 더
터벅터벅 내리막 길
지쳐도 지친 숨소리를 숨겨하늘 위 검은 새들
휘이 휘 휘이 휘 날 맴돌아
한 걸음 한 걸음 만 더
내게 길을 묻는 이 사람에게
난 무얼 말해 줘야하나
나를 따라 오라고
저리로 한 번 가보라고
아님 모르겠다고just walking man
터벅터벅 한걸음 더
터벅터벅 오르막길
터벅터벅 한걸음 더
터벅터벅 막다른 길
터벅터벅 멈추지마
터벅터벅 쉬고 싶어
터벅터벅 멈추지마
터벅터벅 쉬고 쉬고 싶어
이 노래는 2010년 윤종신의 '행보'라는 앨범에 수록된, 10년이나 지난 노래지만 느껴지는 쓸쓸함은 여전하다.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가 문득 갑자기 확신이 없어질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없어진 확신을
다시 찾진 못해도 다시 노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길을 물으려다 그만 관둔다 길 잃은 사람은 싫어서', '지쳐도 지친 숨소리를 숨겨'
가고 있는 길이 틀린 길임을 알게 될까봐 두려워서 묻지 못하고 숨소리를 숨기는 걸까?
난 내가 가는 길에 대한 확신이 있다.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갑자기 무너질 때가 있다.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 아님을 느꼈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인정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볼 때 그렇다.
막다른 길에 다다랐지만 막다르지 않았다고 위안하며 원인을 내게서 찾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볼 때 그렇다.
그럴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이 감정을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조금씩 인정하는 연습을 하지만 아직은 많이 서툴어서 다시 일어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모퉁이로도 갔다가, 내리막도 걷다가, 오르막을 오르기도 하며 막다른길에 다다르곤 한다.
'하늘 위 검은 새들' 처럼 나를 응원하는 건지, 나를 싫어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무관심한건지 모를 수 많은 사람들과 마주친다. 힘들겠지만 묵묵히, 터벅터벅 걷는 수밖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