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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과 K-리그경제/경제이슈 분석 2020. 2. 15. 00:51
■ 기라드, 기성용
뉴캐슬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10번째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뉴캐슬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FA신분이 되었다. 나이는 만으로 31세이며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소속팀에서는 일찌감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가끔가다 한번씩 교체출전하거나 선발명단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았다. 자연스레 실전감각이 부족하게 되고,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뉴캐슬과의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방출되었다. 한 때는 대한민국 축구의 중원을 책임지며 '기라드' 라는 별명으로까지 불리며 뛰어난 패싱능력과 볼 배급을 해주었지만, 잦은 무릎 부상 때문인지 급격히 기량이 저하되었다. 그리고 현재 나의 생각으로는 선수로써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은퇴를 코 앞에 둔 나이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30대 초반에 기성용은 은퇴를 코 앞에 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느낌이다.
■ 기성용의 K리그 복귀?
-FC서울
기성용이 FA신분이 되면서 기성용의 프로선수 커리어가 시작된 FC서울과 같은 리그 소속인 전북 현대가 링크되었다. 이런 소식이 축구팬들에게 전해지면서 FC서울의 팬들에겐 레전드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계약이 진행되고 당연히 서울로 복귀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FC서울과의 계약이 무산되었다. 협상의 과정에서 FC서울은 기성용에게 3년간 연봉 8억을 제시했다.
(※ 기성용이 뉴캐슬에서 뛰면서 받은 연봉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으나 최소 35억 이상으로 추정.)
아마 모든 가능성을 제쳐두고 FC서울로의 복귀를 최우선하던 기성용 본인으로써는 조금 실망스러운 대우일 것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구단과 비교하자만 다소 소규모인 FC서울이기에 기성용 본인도 줄어들 연봉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연봉이 협상 결렬에 결정적이었다고 보진 않는다.
(※ 2016년 중국 슈퍼리그의 상하이 상강이 기성용에게 400억이 넘는 연봉을 제시한 적이 있으나 기성용은 "대표팀의 주장은 중국에서 뛰지 않는다." 라는 명언을 남기며 거절.)
또 하나는 "협상 테이블에서 FC서울 관계자는 기성용에게 다소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언행을 보여 또 한번 실망케 했다." 라고 한다. FC서울은 기성용의 친정팀이고 FC서울의 팬들에게 기성용은 좋은 추억이었으며 레전드 선수로 여겨진다. 또한 FC서울의 팬이 아니더라도 기성용을 좋아하는 팬들이 아직도 매우 많기 때문에 기성용이 K리그로 복귀한다면 의 흥행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이러한 상징성과 상품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기성용도 나름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바랐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연봉은 감안하더라도 협상에서의 태도가 문제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FC서울은 협상 중에 "이적의 시기가 늦다.", "팀의 MF 자리는 이미 포화 상태이며 각자의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기량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등 꽤 꽤 높은 수준의 리그에서 꾸준히 뛰던 선수에게는, 그리고 레전드 선수로서 친정팀으로 복귀하는 선수에게는 다소 치욕이 될 수 있는 언급을 일삼았다고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 측은 크게 실망했고, FC서울로의 복귀 협상은 결렬되었다.
(※ 기성용이 FC서울에서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FC서울과 체결했던 계약이 하나 있다. "셀틱과의 이적료 중 일부를 기성용에게 지급하면서 후 일에 K리그로 복귀하게 된다면 그 구단은 FC서울이어야 할 것이며 위반 시 약 26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는 조항이 포함된 계약이다. FC서울이 기성용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이 계약을 무기로 터무니없고 무례한 대우를 했다는 루머도 있으나, 팀의 레전드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이고 서울도 다소 원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이정도까진 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전북 현대
기성용 측은 FC서울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전북 현대와 또 링크되었다. 전북은 기성용 영입에 최대 40억을 준비했다고 알려졌으며 연봉으로는 20억을 걸고 광고계약도 걸었다고 한다. 전북은 현재 아시아 리그를 통틀어 빅클럽이라고 할 만한 팀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구단운영비 대비 연봉이 차지하는 비율이 FC서울보다 훨씬 많은 만큼 선수에게 대우하는 수준이 높다고 알려져있다. 기성용으로는 FC서울이 모구단이라는 명분이 아니라면 마찬가지로 자국리그로의 복귀인 전북 현대로의 이적이 사실은 더 매력적인 제안이었을 것이다. 좋은 분위기를 탄 듯 했으나 여기서 위에서 언급한 FC서울과의 복귀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전북은 위약금까지 지불하면서 노쇠한 기성용의 영입을 추진할 의지는 없었고 결국 기성용의 K리그로의 복귀는 물건너간 듯 하다.
■ 지금부터 나의 생각
FC서울과 기성용의 협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구단 측을 비난하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FC서울의 레전드 선수이지 않은가. 그런 선수와의 협상에서의 태도가 좋지 못했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기성용이 FC서울의 레전드인가?' 이다. 물론 기성용의 프로데뷔를 함께한 첫 구단이기도 하고 2006년도부터 2009년도까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절동안 좋은 활약을 했으며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도 했고 더 큰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발딛음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자면 지금까지의 프로경력 15년동안 1/3도 안되는 햇수로 4년을 뛴 구단이며, 최고의 기량을 뽐낸 것은 셀틱과 스완지 소속일 때가 절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완지에서는 약 7년간 몸담기도 했다. 심지어 기성용은 출생지인 광주FC 홍보대사이기도 했다. 물론 고향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당시 2부리그이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경쟁 구단인데 '이러한 자취를 가진 선수가 왜 국내축구 팬들에겐 'FC서울의 레전드'로 자리잡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자고로 구단의 레전드라고 하면 바르셀로나에서 지금까지의 커리어 전부를 보낸 메시, 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강의 클럽으로 만들어놓은 사비와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맨유의 퍼거슨과 긱스, 수원의 이운재, 전북의 이동국같은 느낌이 나야 하는데 나에게 기성용은 별로 그렇지 않다. 기성용은 베컴같은 느낌이다. 베컴은 맨유에서 컸고 도약했으며 레알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말년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보냈다. 지금은 마이애미 구단주이다. 명성은 어마어마X100하지만 특정 클럽의 레전드 냄새가 그닥 나지 않는다.)
만약 FC서울의 선수영입 담당자가 기성용을 서울의 레전드로 취급한 것이 아닌 그저 한국축구를 빛내며 국위선양하고 금의환향하는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 평가했다면? 그리고 현재 구단에 속해있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로 충분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고 굳이 기성용이 간절히 필요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부분이 나는 더 공감이 간다. 물론 기성용이라는 선수를 가져옴으로써 창출될 가치는 꽤 높았을 것이다. 당장 훤칠한 외모와 체격으로 미남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며, 그럼에도 뛰어난 축구실력으로 선수로써도 인정받았던 기성용이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FC서울로 유입되었을 것이다. 유니폼도 많이 팔릴 것이도 관중의 수도 늘어날 것이며 K리그의 존재감이 한층 두드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애초에 상품성이 압도적으로 중요했다면 과거 동팡저우를 영입한 맨유를 욕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축구는 관중에게 실력으로 보여야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여태껏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던 기성용을 상품가치 측면으로만 여긴다면 그것이야말로 선수로써 가장 치욕적인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경기력에서 따져본다면? FC서울의 태도를 이해 못할 것도 없다. 그들의 말대로 그들의 스쿼드는 이미 많은 사람들과의 협의로 틀을 잡아놨을 것이며, 그 틀을 토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고, 개막일 까지는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기성용의 영입으로 누군가는 기회를 잃을 것이며, 감독 또한 머릿속에서 구상하던 전략 등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더라도 기성용을 데려올 가치가 있는가? 이미 많은 호흡을 맞춘 기존의 선수들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노쇠하고 떨어진 기량을 보이는 은퇴를 앞둔 선수다. 더군다나 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축구는 팀으로 움직이는 스포츠다. 한 두명의 뛰어난 선수로 인해 경기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아마추어 경기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일이다. 한 두명의 빼어난 선수보단 11명의 조직력과 협력이 필요한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몇 번 한 두 선수로 인해 경기가 뒤집어 질 수는 있다. 다만 그저 몇 번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하는 감독과 경영진은 '그 몇 번을 위해 기성용을 영입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부정의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기성용으로써는 본인이 만약 FC서울에 많은 애틋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다소 서운하고 모욕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와 구단으로써의 협상에서는 그런 인정이 아닌 현실적인 조건이 오고가야 한다. 때문에 자신들의 구단 출신으로 성공하고 돌아온 선수와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FC서울의 관계자들이 욕을 먹을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성용을 영입함으로써 얻게 될 부가가치를 과소평가했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이번의 논란의 쟁점은 많은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선수에게 보인 태도가 좋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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